1. 서론

 사람의 피부는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이나 유해인자로부터 장기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피부 장벽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관리하기 위해서 각종 화장품을 사용하는데, 피부 장벽이 튼튼한 만큼 화장품의 좋은 성분 또한 피부 내부로 침투되지 않는다. 따라서 저분자, 나노, 리포좀 화장품 등 피부 장벽을 침투할 수 있는 제형 연구가 활발히 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유효 성분들은 고분자가 많아서 쉽지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사람들은 화장품의 흡수를 도와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를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1]. 미용기기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화장품 성분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돕거나, 피부 세포를 활성화시켜 근본적인 피부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설계된 기기이다. 미용기기의효과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여 초개인화 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뷰티 테크 미용기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이러한 뷰티 디바이스의 종류와, 미래 뷰티 테크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2.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미용기기 시장

 미용기기 시장은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세계 시장 기준 19.4%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12.0%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 따르면 국내 미용기기 시장은 2024년 약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 (표 1). 특히 2020년도부터 코로나의 확산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홈케어 시장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사람들은 주기적인 피부과 및 미용 시설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피부 관리에 대한 욕구가 상승했고, 가성비와 편리성을 겸비한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미용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표 1. 연도별 국내외 뷰티케어 디바이스 시장규모 

[뷰티케어 디바이스 시장규모 및 전망] 

*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 2021-2023 의료기기

3. 에너지원에 따른 홈케어 미용기기 종류와 기능

 미용기기는 에너지원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는데, 같은 에너지원을 사용하더라도 세기에 따라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다르다 (표2). 초기 미용기기는 모공 깊숙이 딥클렌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동 클렌져, 음압을 이용한 피지 흡입기, 초음파 진동을 이용한 각질 제거기와 같이 피부 표면을 관리하는 기기들이 있었다. 이후에는 미세전류, 초음파, 전자기파, LED 미용기기 등이 개발되어 집에서도 다양한 스킨케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표 2. 홈케어 미용기기에 사용되는 에너지원과 그 기대효과

미세전류를 에너지원으로 한 미용기기 

 미세전류를 이용하는 방법은 통증이 없고 비침습적으로 원료를 피부 안쪽까지 투과시킬 수 있어 미용기기에 많이 적용된다 [1]. 피부에 미세전류를 흘리면 피부에 전위차가 발생하여 극성을 띄는 원료가 반발력에 의해 피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는 이온토포레시스 원리를 이용한다. 주로 비타민C와 같은 수용성의 음이온 물질을 흡수시키는데 효과가 좋다. 반대로, 양극에서는 음이온의 피부 노폐물과 피지를 끌어당겨 모공 클렌징, 염증 감소, 진정 등의 효과가 있다 [3].

또한 근수축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미세 전류는 탄력, 모공, 주름 등 근본적인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4].

초음파를 에너지원으로 한 미용기기

 초음파 역시 비침습적이고 시술에 따라 통증이 없기 때문에 미용기기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Sonophoresis는 20 kHz 이상의 낮은 주파수의 초음파를 피부에 조사하여 세포 주변에 cavitation을 일으켜 세포막을 느슨하게 만든다. 느슨해진 세포막 사이로 화장품 원료가 더 잘 침투할 수 있다. 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는 주파수에 따라 침투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피부층 타겟이 가능하다 [5]. 1 MHz는 3~4.5 cm 깊이까지 들어가 근막층을 자극할 수 있다고 하고, 3 MHz는 진피층, 10 MHz는 0.3 cm 정도로 표피 아래층을 자극할 수 있다. 초음파로 필요한 깊이에 에너지를 집속하여 열을 발생시켜 국소 부위에 세포 손상을 일으키면, 손상 부위 재생을 위해 주변 세포들이 활성화되며 콜라겐 생성이 촉진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HIFU는 지방 분해, 탄력 증진 등의 효과를 줄 수 있다.

빛을 에너지원으로 한 미용기기

 LED (light emitting diode)는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 대역의 파장을 방출하며 좁은 대역의 파장에 따라 각기 다른 임상적 효과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6]. 청색 광원은 살균 작용을 하여 염증 또는 여드름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고, 적색 광원 및 근적외선 영역은 진피층까지 조사되어 섬유아세포를 자극하여 콜라겐 및 엘라스틴의 생성을 촉진

하여 피부 재생과 탄력에 효과가 있다.

4. 뷰티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 뷰티 테크

 미용기기는 앞서 소개한 대로 실제로 임상적 효과를 주고 있고 고객의 만족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7].그러다 보니 미용기기는 급변하는 트랜드에 맞추어 또 하나의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피부를 좋게 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좋아지는 것을 추적하고, 피부 상태를 진단하여 딱 필요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빅데이터, 인공지능, 증강현실, 디지털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래적 화장품을 뷰티 테크(Beauty Tech) 라고 한다. 뷰티 테크의 트랜드는 초개인화 된 고객 맞춤 솔루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1) 정확하게 사람의 피부를 진단 해야하고, 2) 진단 결과에 맞는 정밀한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8]. 

4.1 피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뷰티 테크 기술

 이미지 기반 피부 진단 (그림1A)

 뷰티 시장에서의 피부 진단은 피부과적 질병 진단과는 달리 미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주름, 모공, 색소침착 등을 분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획득하고 딥 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피부상태를 진단한다. MEITU는 파노라믹 AI 기법으로 다각도에서 얼굴을 촬영하여 3D 안면 모델을 재현해 내며 독자적인 기법으로 최대 34가지의 피부 문제를 감지하며 모델의 노화를 예측하여 필요한 솔루션을 제안해준다.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기기들도 많이 출시가 되었는데, CHOWIS의 경우는 휴대폰 카메라에 끼워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게 하였고 앱과 연동하여 분석 결과를 보여주고 데이터를 누적시켜 올바른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부 환경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그림1B)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용자의 신체에 부착하여 생체 신호나 외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장치이다. 주로 손목에 착용하거나 옷 형태로 개발되는데 최근에는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편의성을 높인 웨어러블 패치가 많이 연구되었다. 이에 로레알에서는 John Rogers 그룹과 공동연구를 통해 웨어러블 미세유체 패치를 연구 개발하여 자외선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My UV Patch”를 공개하였다 [9]. 패치에는 자외선에 노출이 되면 색이 변하는 염료를 사용하였고, app을 통해 패치를 사진으로 찍으면 UV 노출 양을 알 수 있다. “My Skin Track pH”는 미세채널을 통해 미량의 땀을 포착하여 15분 이내로 피부의 pH를 측정하는 패치이다 [10]. 건강한 피부는 4.5~5.5 사이의 약산성 범위 내에 있는데, pH균형이 손상되면 염증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고 한다.

 증강현실 가상 메이크업 (그림1C)

 안면 인식, 증강현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 메이크업의 수준도 매우 높아졌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본인의 얼굴 형태나 피부 톤 등을 진단하고 어울리는 메이크업이나, 헤어 스타일 등을 추천받아 볼 수 있다. 메이크업의 경우, 같은 색상이라도 사용자마다 가지고 있는 혈색, 피부톤, 현장의 조명 등에 따라 다 다르게 보이는데, 그러한 효과를 반영하여 실제 색상과 똑같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허들이다 [11].

 피부 유전자 발굴을 통한 미래 솔루션 (그림1D)

 사람은 유전자에 의해 타고난 피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건조하거나 주름이 잘 지거나, 노화를 경험하는 속도 또한 다르다. 이에 유전자 진단을 통해 피부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굴해 내어 개개인의 피부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피부와 관련된 유전자 중에서도 피부 노화, 색소 침착, 기미/주근깨 등 피부 특성과 연관된 유전자 13종을 선별해 내었다 [12].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피부체질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예방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4.2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 테크 기술

 정확한 진단은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연결된다. 뷰티 시장 범위에서의 소비자 맞춤형 솔루션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바디, 헬스 앤 웰니스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림 2. A)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 i) CUSTOM.ME ii) AgeLoc me. B) 맞춤형 메이크업 제품; i) YSL, Rouge sur measure, ii) OPTE, C) 맞춤형 염모제 디바이스; Colorsonic,

D) 맞춤형 헬스케어 제품; i) Brid.zzz, ii) 알고케어. (이미지 출처: 당사 홈페이지 및 공개 자료).

 스킨케어 솔루션 (그림2A)

 맞춤형 화장품은 기성 제품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특정 성분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이다. 화장품은 원료의 배합에 따라 무궁무진한 설계가 가능한데, 개인의 피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화장품 성분으로 제조를 하다 보니 기대효과가 크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개인의 피부 상태와 그날의 환경 정보를 반영하여 즉석에서 화장품을 배합해 제공해주는 장치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장치는 앱과 연동되어 주기적인 피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헤어&메이크업 솔루션 (그림2B, C)

 가상 메이크업으로 내게 맞는 메이크업 솔루션을 찾아냈다면, 이 장치들은 그 자리에서 제안된 컬러를 만들어준다. Rouge Sur Mesure는 세가지 색상의 립 카트리지가 들어있어 앱을 통해 원하는 색상을 선택하면 즉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합하여 제공해 주는 장치이다. OPTE는 잡티 고민이 있는 피부에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피부 이미지를 수집하여 기미/잡티가 있는 부위를 인식하고 파운데이션 잉크를 프린팅 한다. 피부의 자연스러운 결점 커버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로레알의 Colorsonic은 집에서 손쉽게 셀프 염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바이스이다. 1, 2제 염료 카트리지를 넣고 사용하면 장치 내에서 염모제를 혼합하여 진동하는 브러쉬를 통해 일정량씩 제공되어 두피부터 골고루 도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헬스 앤 웰니스 솔루션 (그림2D)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는 데에는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사용한 것만큼 먹는 것과 충분한 숙면, 그리고 낮은 스트레스가 중요하다. LG전자는 사용자의 뇌파를 감지하여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파수 신호를 제공해 주는 Brid.zzz를 공개하였다. 알고케어는 개인의 컨디션을 진단하여 8종의 영양제 카트리지로부터 즉석에서 배합하여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해 주는 디바이스이다.

5. 맺음말

 본 기고문에서는 피부 개선에 효과적인 미용기기와 초개인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 테크에 대해 소개하였다. 미용기기와 뷰티 테크는 기술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혁신적인 공학 기술, 전문적인 의학 기술 그리고 트랜디한 세대 문화가 공존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외출이 제한되던 시기에 홈케어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바 있었고, 피부과를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피부과 수준의 미용기기가 출시되기를 희망하였다. 그러나 미용기기는 의료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비의료인이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효과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으며, ‘미용기기법’의 엄격한 검증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차세대 미용기기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뷰티 테크는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 소비자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그 트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 CES에서 뷰티 테크는 넘쳐나는 혁신 기술들 사이에서 꾸준히 성장하여 하나의 분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매년 글로벌 뷰티 기업을 필두로 기술 트랜드에 맞춘 다양한 혁신 상품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Beauty”에서 “Life Beauty” 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래의 화장품은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 기후 변화 대응, 그리고 복지 사각지대를 고려한 제품이 개발될 것을 전망하는 바이다.

참고문헌

1. Hu, Xueqing, and Huaming He. “A review of cosmetic skin delivery.”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7 (2021): 2020-2030.

2. 뷰티케어 디바이스,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 2021-2023, 155-192

3. Liatsopoulou, Aikaterini, et al. “Iontophoresis in dermal delivery. A review of applications in dermato‐cosmetic and aesthetic sciences.” 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 (2022).

4. 조승관, et al. “미세전류 자극이 얼굴 피부개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임상시험 연구.” Journal of Biomedical Engineering Research 37.5(2016): 195-207.

5. Park, Hyunchul, et al.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for the treatment of wrinkles and skin laxity in seven different facial areas.”Annals of dermatology 27.6 (2015): 688-693.

6. 남상엽, 석대일, 정재훈.(2022).가정용 미용기기 국내 표준화 동향.조명·전기설비,36(3),29-38.

7. 이정희, 하성이, and 문지선. “Light Emitting Diode 조사가 피부상태 개선에 미치는 효과 연구.” 한국응용과학기술학회지 37.6 (2020):1798-1805.

8. 백현진, and 이재남. “셀프 뷰티족 여성의 가치의식이 개인용 뷰티디바이스의 구매행동 및 재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응용과학기술학회지 37 (2020): 958-968.

9. 김정원. (2022). 뷰티테크 기술에 대한 특허 정보 분석에 관한 연구. 한국미용학회지, 28(5), 1135-1143.

10. Shi, Yunzhou, et al. “Soft, stretchable, epidermal sensor with integrated electronics and photochemistry for measuring personal UV exposures.” PLoS One 13.1 (2018): e0190233.

11. Koh, Ahyeon, et al. “A soft, wearable microfluidic device for the capture, storage, and colorimetric sensing of sweat.”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8.366 (2016): 366ra165-366ra165. He, Feng, et al. “Makeup transfer: A review.” IET Computer Vision(2022).

12. 고은비 외 15인, 피부 주름 형성 예측용 유전자 다형성 마커 및 이의 용도, KR10-2485221, 2 JAN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