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
Date 2022-09-26 17:17:33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415
정 규 열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gyjung@postech.ac.kr

1. 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이란?


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위한 해조류 기반 통합생물공정 개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연구단으로, 주관연구기관인 포항공과대학교 이외에도 공동연구기관으로 서울대학교, 아주대학교, 광운대학교, 부경대학교, 인천대학교, 제주대학교, (주)노루홀딩스 등이 참여하여 총 7개 학교 및 1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단은 갈조류 부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를 생산하는 연구 뿐만 아니라, 단량체의 분리정제 및 바이오플라스틱 중합 공정에 대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바이오플라스틱의 경제성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적인 연구들을 수행하는 중이다.

 

2. 연구 배경 및 필요성


바이오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이 가지고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성을 높인 플라스틱을 일컫는 것으로, 바이오매스로부터 만들 수 있는 생물 기반 플라스틱과 미생물 등 생명체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포함한다. 현재 몇몇 생물 기반 플라스틱 생산 공정이 제안된 바 있으나, 옥수수 등 비싼 식용작물을 원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고 식량 자원과 경쟁한다는 윤리적 문제점이 있다. 이에, 차세대 바이오매스로서 각광받고 있는 해조류를 원료로 하면 바이오플라스틱 제조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상용화를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 3위의 양식 해조류 생산국으로 연간 182만 톤의 해조류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생산량의 약 65%를 차지하는 미역과 다시마 등 갈조류의 경우 채취 및 가공 단계에서 연간 24만 톤 이상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표 1). 대부분의 부산물은 해양에 투기되거나 매립되어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갈조류 부산물을 생산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경우 환경오염원을 저감할 뿐만 아니라 원료 가격 절감을 통해바이오플라스틱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하지만, 지금까지의 해조류 자원화와 관련된 연구는 대부분 국부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실제 산업 형성을 위한 통합적인 공정 개발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이번에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위한 해조류 기반 통합생물공정 개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대형 연구단이 갈조류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및 보급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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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비식용 갈조류 부산물을 이용한 미생물 발효 공정.

 

 

3. 연구단의 구성 및 역할


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은 균주 개량 및 분석 팀, 고효율 효소 개발 팀, 고성능 선별 도구 개발 팀, 생물 공정 개발팀으로 이루어진 생물 공정 그룹과 단량체 분리 정제 및 중합기술 개발 팀, 고효율 촉매 개발 팀, 바이오플라스틱 제조평가 팀으로 이루어진 화학 공정 그룹으로 조직되었으며, 과제 기간 동안 바이오플라스틱 공정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각 팀과 그룹이 유기적으로 교류할 예정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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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본 연구단의 구성 및 역할.

 

 

생물 공정 그룹의 균주 개량 및 분석 팀은 포항공과대학교 정규열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서상우 교수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사회로 기반의 균주 개량이나 진화적인 균주 개량, 개량된 균주의 분석과 추가 개량을 위한 차세대 유전 서열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고효율 효소 개발 팀에는 부경대학교의 임성인 교수팀이 참여하며, 활성이 높은 돌연변이 효소를 제작하거나, 새로운 생산 경로를 구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고성능 선별 도구 개발 팀에는 제주대학교의 양진아 교수팀과 인천대학교의 장성호 교수팀이 참여하여 수많은 돌연변이 균주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것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유전 회로를 구축하고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생물 공정 개발 팀은 광운대학교 박철환 교수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 리터 정도의 실험실 수준에서 수백 리터 단위의 파일럿 공정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생산 공정을 스케일업하기 위한 최적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화학 공정 그룹의 단량체 분리정제 및 중합 기술 개발 팀에는 (주)노루홀딩스가 참여하여 갈조류 배양액으로부터 단량체를 분리하고 화학적으로 중합하는 기술 및 분리정제 과정 없이 생물학적으로 중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고효율 촉매 개발 팀에는 부경대학교 이재경 교수팀이 참여하여 분리된 단량체를 다양한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 화학 촉매를 설계 및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바이오플라스틱 제조 평가 팀에는 아주대학교 이평천 교수팀과 이분열 교수팀이 참여하며, 실제 토양 및 해양에서 분해되도록 생분해도를 조절하는 연구 및 자연 환경에서의 생분해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4. 연구단이 보유한 원천 기술 및 차별성


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은 갈조류 직접 전환 균주 및 개량 기술, 생분해성 플라스틱 단량체 분리정제 중합 및 물성평가 기술 등 다양한 돌파 기술 및 기반 기술을 이용해 갈조류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공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4.1. 갈조류 직접 전환 균주 및 개량 기술

 

먼저, 갈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리파이너리 구축을 위해서는 갈조류를 직접 소화할 수 있는 균주와 그 균주를 개량하는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대장균이나 효모 등 전통적인 숙주 미생물의 경우 갈조류 유래 당류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며, 특히 당류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알긴산의 경우, 효소 처리를 하더라도 미생물을 통한 대사가 어려워 생산성 및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긴산을 대사할 수 있도록 기존 미생물들을 개량한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음에도 균주의 대사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없었다. 반면 주관연구기관인 포항공과대학교의 정규열 교수팀은 알긴산을 별도의 전처리 없이 자연적으로 고속 대사할 수 있는 균주를 분리 및 동정한 바 있으며, 해당 균주를 효율적으로 개량하기 위한 합성생물학 도구 (형질 전환 및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를 정립한 바 있다 (표 2). 본 연구단은 이미 해당 균주를 활용한 유용 화합물의 효율적인 생산을 확인한 바 있으므로, 갈조류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 생산 공정을 위한 플랫폼 균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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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생분해성 플라스틱 단량체 분리정제/중합 및 물성 평가 기술


본 연구단에서는 갈조류를 이용한 단량체 발효공정의 수립에 그치지 않고 생산된 단량체의 분리정제, 중합 및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생분해도 및 생태독성 등의 물성 평가에 이르는 통합적인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화학 공정 그룹의 (주)노루홀딩스가 갈조류 배양액으로부터 젖산, 3-HP, 이타콘산 등의 단량체를

분리 및 정제하고 중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일부 단량체에 대해서는 아직 분리정제 및 중합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갈조류 배양액 기반의 단량체 분리정제 및 중합 기술을 개발한다면 본 연구단이 목표로 하는 해조류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공정 상용화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본 연구단의 최종 목표를 위해서는 바이오플라스틱 중합 시 사용 목적에 맞게 생분해도를 향상시키거나 조절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생분해성을 가진다고 알려진 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PBAT), poly(lactic acid) (PLA) 등의 플라스틱은 실험실 조건이 아닌 실제 자연 환경에서는 생분해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자연조건에서 분해되는 경우에만 생분해로 인정하도록 그 인증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므로, 생분해도 향상 및 평가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공동연구기관인 아주대학교 이평천 교수팀과 이분열 교수팀은 토양이나 해양 등 자연조건에서 생분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기존 물성을 유지하는 플라스틱 개량 기술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ISO나

ASTM 등 국제표준을 만족하는 플라스틱의 생분해성 평가 기술 및 자연조건 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생태 독성 평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림 3). 해당 기술을 갈조류 기반 바이오플라스틱에 적용한다면 본 연구단이 제작한바이오플라스틱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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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플라스틱 물성 평가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과정 모식도.

 

 

4.3. 연구단의 기타 원천 기술


이외에도 본 연구단은 목적 유전자의 정밀 발현 조절 기술이나 정교한 대사 회로 설계 기술, 고처리능 바이오센서를 통한 적응진화 및 방향성진화 기술, 차세대 유전체 서열분석을 통한 균주 분석 및 개량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기술을 통해서 갈조류 직접 전환 균주의 성능을 최대화하고, 이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의 경제성 및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 발전 방향 

 

해조류 리파이너리 연구단은 (1) 갈조류 부산물로부터 40 g/L 3-HP, 60 g/L 이타콘산, 80 g/L 젖산을 생산하고 (2) 해조류 배양액 내의 단량체를 분리정제 및 중합하는 기술을 확보하여 (3) 최종적으로 바이오매스 함량 50% 이상, 자연 조건 생분해도 90% 이상의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고자 하는 목표를 해당 과제를 통해 5년에 걸쳐 달성할

예정이다 (그림 4).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의 가격 경쟁력과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용화된 바이오플라스틱은 옥수수 등 고가의 식용 작물을 사용하므로 화석 연료 기반의 플라스틱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본 연구의 성과를 활용하여 갈조류 부산물로부터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를 생산하는 공정을 상용화한다면 바이오플라스틱의 비중 확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과의 전략적 협의 및 기술이전 등 교류를 통해 상용화를 더욱 앞당김으로써 바이오플라스틱의 보급화에 앞장설 것이다 (그림 4).

바이오플라스틱 비중 확대는 곧 환경 오염 저감이라는 효과로 이어진다. 화석 연료 기반 플라스틱이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됨에 따라 플라스틱 1 톤당 약 1.2 톤의 이산화탄소가 저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플라스틱이 자연 환경에서 분해되도록 생분해도를 향상함으로써 플라스틱 폐기물이나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생태계 파괴 문제를 억제할 수 있으며, 기존에 매립 또는 해양에 투기되던 갈조류 부산물을 원료로 이용하므로 추가적인 환경 오염 저감 효과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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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본 연구단의 발전 방향.

 

 

해당 사업을 통해서 연구단에 의해 제안된 바이오 화학 공정은 추후에 대한민국의 생태에 친화적인 해조류 기반 바이오 화학 산업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그림 5). 하지만, 해조류의 경우 옥수수와 같은 식용 작물과는 다르게 원료에 대한 시장 형성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 산업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선 해조류 공급망 및 배후 인프라의 구축 등 범산업적인 협력과 지원 및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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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대한민국 생태 친화적 해조류 기반 바이오 화학 산업 모델.